인플루언서 마케팅 사례분석 (1) - 콜라보 파트너로 진화중인 인플루언서 마케팅
2023-05-04
공동개발 콜라보의 흥행
2020년부터 작년까지는 바야흐로 뷰티 업계의 암흑기였습니다. 코로나 19의 영향을 직격탄으로 맞으며, 수많은 브랜드들이 어려움을 겪었죠. 그러나 어느 분야나 그렇듯, 잘되는 브랜드와 제품은 항상 있기 마련입니다.
레오제이가 개발에 참여한 필리밀리 ‘아이브러시 프로 컬렉션’ 제품이 선론칭날 품절된 모습/ 출처: 올리브영
한 예시로 작년 런칭된 필리밀리(FILLIMILLI)의 레오제이 공동개발 브러쉬는 공식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으며 품귀 현상을 빚었습니다. 선런칭 날에만 총 2만 7천개가 팔려 매출 6억원을 달성했다고 해요.
사실 뷰티 업계에서 인플루언서의 유명세를 빌리는 것은 그리 특별한 사례는 아니죠. 당장 올리브영의 베스트 제품 랭킹만 들어가 봐도, 제품명 앞에 [00 추천] 혹은 [00 Pick] 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제품이 수두룩합니다. 많은 브랜드가 인플루언서에게 제품을 시딩하고, 홍보 콘텐츠를 요청하며, 인플루언서와 뷰티 브랜드의 협업은 너무나 흔해졌고 더는 예전만큼의 감흥을 소비자들에게 주지 못하고 있는 지금, 레오제이와 필리밀리의 콜라보는 어떻게 이런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요?
무엇이 다른걸까?
출처: 레오제이 유튜브
기존의 인플루언서 협업이라면, 광고성 포스팅과 체험 리뷰 인플루언서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브랜드 제품을 녹여내며 보여주는 브랜디드 콘텐츠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 경우, 인플루언서의 톤앤매너에 맞춰 브랜드의 메세지가 자연스럽게 콘텐츠화되는 장점이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인플루언서를 빌려 브랜드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있죠. 그러나 최근 보이는 인플루언서 콜라보는 이와는 다른 면이 있습니다.
반면 공동 개발 콜라보의 경우 인플루언서가 직접 제품의 기획, 개발에 참여해 제품을 출시하기까지 모든 단계를 콘텐츠화합니다. 기존에 형성된 인플루언서 팬덤의 신뢰를 얻는 것은 물론 제작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어 제품 구매에 대한 믿음을 줄 수 있죠.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소셜미디어와 인플루언서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했습니다. 이는 소비자가 보는 광고가 그만큼 많이 늘어났음을 의미하기도 해요. 정보 탐색은 소비자들이 구매에 있어 반드시 거치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광고성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정보 탐색이 번거로워지며, 정보 탐색의 중요성이 희미해지고 있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더불어 나만의 개성이 중요한 세대에게 잘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추천은 큰 의미가 없기도 하죠.
이런 배경을 알고 나면 소비자에게 ‘내가 즐겨보던 인플루언서가 직접 개발에 참여한 제품’은 여러모로 매우 매력적인 선택지임이 자연스레 납득이 가게 됩니다. 소비자로선 원래 내가 알던 사람이기에 제품과 콘텐츠에 대한 거부감이 적죠. 인플루언서들은 제품 런칭 단계에서 브랜드와 함께 제품을 만드는 모습을 콘텐츠로 공개하며 제품을 만들 때 고려한 가치, 생각, 장점들을 자연스럽게 노출하고,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을 한 번 더 설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플루언서의 팬덤에게 공동개발한 제품은 하나의 팬 굿즈 역할이 되어, 소장가치를 높이기에 기존에 없던 새로운 니즈를 창출할 수도 있어요.
노앙x헤어몬 콜라보 티셔츠 / 출처: 노앙
이처럼 인플루언서는 팬층을 기반으로, 콜라보 제품에 신뢰에 재미를 부여해 구매로 쉽게 전환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유튜버 헤어몬과 컨템포러리 캐주얼 브랜드 ‘노앙’의 콜라보 제품은 단 이틀만에 준비된 수량이 완판됐으며, CU는 와인 유튜버 와인킹과 함께 와인 기획 세트를 선보여 당시 와인 매출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끌어 올렸다고 해요. 이는 인플루언서 콜라보의 흥행이 오로지 뷰티 업계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죠.
연예인을 홍보모델로 쓰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한정된 마케팅 예산으로 인플루언서를 쓸 것인가, 연예인을 쓸 것인가 하는 고민은 꽤 큰 문제죠. 때문에 이 둘의 차이를 명확히 알아두고, 원하는 마케팅의 목적에 맞추어 섭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초기 브랜드 인지도 향상이 마케팅의 목적이라면 대중적으로 유명한 연예인을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 타겟 소비자층이 존재하고, 제품 홍보 영역의 전문성이 필요한 상품이라면 연예인보단 인플루언서가 나을 수 있습니다. 이들은 해당 분야에 특화된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거나, 타겟층이 속한 커뮤니티와 매우 가깝게 연결되어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지며 연예인과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시대입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수많은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차별화되기 위해 인플루언서를 단순 홍보채널로 생각하기보다 함께 브랜딩을 해나갈 수 있는 파트너로서 보려는 시도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