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왜 숏폼 크리에이터 모집을 시작했을까?

2023-06-23

네이버가 숏폼 크리에이터 모집을 시작했습니다. 지원자는 직접 제작한 숏폼 콘텐츠를 네이버 블로그 앱 ‘모먼트’나 네이버 TV ‘크리에이터 스튜디오’를 통해 업로드한 뒤 영상 링크를 제출하면 된다고 합니다. 또, 지금까지 검색 홈이나 각종 주제 판, 네이버 쇼핑 등 네이버 속 곳곳에 퍼져있던 숏폼 콘텐츠를 'N 클립'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사진 출처: 네이버


네이버가 이렇게 숏폼 콘텐츠를 강화하기로 한 이유가 뭘까요?

1. 네이버를 떠난 젊은 세대들

NHN 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네이버의 검색엔진 시장 점유율은 62.81%였습니다. 2017년 8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이던 네이버는 매년 감소세를 보이면서 18% 포인트 떨어졌는데요.

네이버가 지금과 같은 위기를 맞게 된 이유는 뭘까요? 또 네이버의 빈자리를 메꾸고 있는 곳은 어디일까요?

최근 오픈서베이의 '소셜미디어·검색포털 리포트 2023'에 따르면 국내 10대 이용자들이 정보 검색 시 가장 많이 이용하는 플랫폼은 유튜브(88.4%)로 네이버(87.0%)로 나타났는데요. 10대의 경우 검색 시 이용하는 플랫폼이 점차 네이버에서 유튜브 및 타 sns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죠. 물론 아직까지 검색 포털로서 네이버의 영향력은 큽니다. 오픈서베이 리포트에도, 전반적인 정보 탐색 시 이용하는 플랫폼은 네이버·유튜브·카톡·구글·인스타그램·다음 등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검색 외 콘텐츠 소비를 목적으로 네이버를 사용하는 10 ~ 20대의 비중은 매우 적었고, 체류시간이 적어지는 것은 물론 검색 사용률도 점차 줄고 있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재 네이버의 상황입니다.

2. 숏폼 콘텐츠의 성장

최근 숏폼 콘텐츠는 무서울만큼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도 각각 틱톡에 대항하는 릴스, 쇼츠를 출시한 이후, 하락세에서 벗어났죠. 또 두 개의 대형 SNS가 참전하며, 숏폼 콘텐츠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게 된 것도 맞습니다. 틱톡에서 처음 시작한 숏폼 콘텐츠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10대와 20대 초반의 젊은 세대만 즐긴다는 인식이 많았으나, 현재는 그렇지 않죠. 앞서 소개 드린 오픈서베이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숏폼 콘텐츠를 인지하는 비중은 약 10.9% p 증가하였고, 숏폼 시청 경험은 12.4% p 늘었다고 합니다. 숏폼은 이제 트렌드에서, 정식 콘텐츠 반열에 합류했다고 봐도 될 것 같아요.


네이버 숏폼 성공할 수 있을까?

숏폼을 보는 사용자들은 대부분 유머, 개그, 예능 등 시간을 때울 수 있는 재미 위주의 콘텐츠를 소비합니다. 실제로 조회 수가 잘 나오는 영상들을 보면 대부분 모두 짧은 시간에 재미와 공감을 주는 콘텐츠죠.

유튜브 쇼츠와 인스타그램 릴스 시청자들은 대부분 홈 피드에서 재미있는 콘텐츠를 찾지 못했을 때, 혹은 어떤 것을 볼지 모르거나, 뚜렷한 목적이 없을 때, 추천되는 순으로 랜덤하게 여러 숏폼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네이버

그런데, 네이버가 올린 숏폼 크리에이터 모집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이 주제가 정해져 있더라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주제가 정해져 있는 한 타 플랫폼의 숏폼 콘텐츠보단 재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선정된 주제들도, 현재 블로그에서 나눠져 있는 주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데, 가짓 수는 더 적어요. 다양한 콘텐츠가 나오지 못하는 건 물론, 그저 블로그 내용에 하나 추가되는 서브 콘텐츠의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